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커피 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발달되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차를 소비하던 나라였는데 말이죠. 다행히 요즘 들어 차를 전문으로 하는 공간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어요. 그중 슈퍼말차는 강한 브랜드 컬러와 함께 그 유행을 이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차’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이미지를 차용하기 보다 그들만의 색으로 풀어가면서요.
그래서인지 슈퍼말차의 로고는 강렬합니다. 진한 말차의 색과 검은색 폰트가 만나 시선을 사로잡아요. 슈퍼말차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을 때에도 이 초록과 검정이 강렬하게 자리 잡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슈퍼말차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성수점 역시 강렬한 컬러감을 가진 장소일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공간은 예상과 전혀 다릅니다.
슈퍼말차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슈퍼말차의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무채색을 띱니다. 어느 하나 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슈퍼말차 제품이 없었다면 이곳이 슈퍼말차가 맞나?라고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요. 아쉬움이 느껴지던 찰나 눈에 들어온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격불을 해주는 로봇입니다.
두드려서 떨어트린다 라는 의미를 가진 격불은 그릇에 담긴 말차를 채로 쳐서 물에 고르게 녹아들게 하는 행동을 말해요. 그와 동시에 거품도 만들어주고요. 사실 격불이라는 행동은 로봇이 필요할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슈퍼말차는 이 과정을 하나의 공간 컨텐츠로 풀어내고자 해요. 말차라떼를 주문했더니 로봇이 말차를 풀어준다는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어 주는 거죠.
그제야 공간이 무채색인 이유도 납득이 갑니다. 고객들이 차를 만드는 과정, 특히 격불이라는 행위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공간은 튀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슈퍼말차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며 음료를 즐기는 공간임과 동시에 말차가 어떻게 만들어져 고객에게 전달되는지 보여주며 차를 알리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어요. 로봇이 만드는 말차,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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