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건축

2023년 프리츠커상의 주인공

2023년 건축계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는 ‘프리츠커 상 Pritzker Architecture Prize’의 수상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David Chipperfield가 선정되었다. 1953년생인 그는 1976년 킹스턴 예술 학교 Kingston School of Art와 1980년 런던 AA 스쿨 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를 졸업한 후 노만 포스터와 리처드 로저스와 같은 저명한 건축가의 사무실에서 일하며 건축 실무 능력을 쌓았으며, 독립한 이후에는 영국, 독일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다양한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가 만든 공간 4곳을 살펴본다.

 

 

1. 아모레퍼시픽 사옥 Amorepacific Headquarters

Amorepacific Headquarters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아모레 퍼시픽의 본사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유일한 프로젝트다.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은 건물의 외관은 화려함보다 단아하고 간결한 하나의 볼륨을 가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자세히 보면 완전한 정육면체가 아닌 층이 올라갈수록 바깥으로 조금씩 넓어지는 달 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다른 회사의 사옥들과는 조금 다른데,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에 미술관, 강당, 도서관, 식당 등 다양한 공공시설을 배치하여 단순한 아모레퍼시픽만의 배타적인 업무 공간이 아닌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5층과 11층, 17층에 위치한 3개의 루프가든이다. 이 공간은 건물을 외부환경과 연결하여 건물을 사용하는 직원들에게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으며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유선형의 수직 알루미늄을 사용한 건물 외관의 파사드는 건물을 전체를 감싸 채광을 확보함과 동시에 그늘을 제공하고 열 부하를 줄여 친환경적인 건물을 만들며 그와 동시에 건물을 시각적으로 개방적이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어낸다.

 

 

2. BBC 스코틀랜드 본사 BBC Scotland headquarters

BBC Scotland Headquarters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글래스고의 부두와 나란히 위치한 이 건물은 TV, 라디오, 인터넷, 스튜디오 등 BBC의 모든 작업 공간을 연결하여 많은 사용자 들의 창의적인 상호작용을 장려하고자 한다. 이는 건물의 중심부에 위치한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아트리움으로 표현된다. 층을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이자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플랫폼, 공간의 테라스라는 시퀀스가 이뤄지는 이곳은 직원들 간의 만남의 장소를 제공함과 동시에 방송국이라는 건물의 공공적 측면을 강조한다.

BBC는 열린 공간으로 창의적인 업무활동을 할 수 있는 사무실과 밀폐되어 있는 스튜디오라는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공간이 함께 있길 원했고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밀폐된 스튜디오를 중심에 배치하고 이를 쌓아 올려 테라스를 만듦과 동시에 양옆으로 열린 사무실을 배치하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3. 독일 현대문학박물관 Museum of Modern Literature

Museum of Modern Literature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독일 현대 문학 박물관은 독일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의 탄생지인 마르 바흐에 지어진 박물관으로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과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원본을 소유하는 등 독일 현대 문학의 보관소 역할을 한다.

마치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시키듯한 건물의 외관은 가느다란 콘크리트 기둥을 반복적으로 세워 파사드를 형성한다. 박물관의 내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만날 수 있으며 인공조명으로만 밝혀지는 어두운 목재로 이루어진 공간인데 이는 이곳에서 전시 중인 작품들이 연약하기에 이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환경적으로 통제된 각 공간은 자연스럽게 빛이 들어오는 갤러리와 경계를 이루며 그 반대편에 위치한 나무와 계곡 등의 자연은 내면화된 텍스트와 작가가 지냈던 세계에 대한 균형을 맞춘다. 벽과 천장은 콘크리트, 바닥은 석회암 등 내구성이 있고 견고한 재료를 사용하여 건축에 물리적으로 강한 존재감을 제공하며 미래를 위해 소장품을 보호한다는 박물관의 개념을 뒷받침한다.

 

 

4. 베를린 신 박물관 Neues Museum

Neues Museum ©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그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을 재건하는데에도 힘썼다. 베를린에 위치한 신 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동안 폐허가 되었고 그 이후 60년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가 이를 재건하기 위해 국제 공모를 진행했다. 여기에서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줄리안 하라프의 공모가 당선되었고 프로젝트를 맡게되었다.

신 박물관을 재건할 때에 ‘고고학적 측면에서 복원은 기존 문화재에 대해 가능한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베네치아 헌장의 지침을 따라 역사적인 구조를 존중하며 이뤄졌다. 기존 건물에서 남아있는 부분은 최대한 되살리며 소실된 부분만 새롭게 건축되었고 소실되었던 계단은 장식이 있던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는 대신 잃어버린 것을 반영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다.

 

더 자세한 공간의 모습은 https://davidchipperfield.com/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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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Chipperfield Architects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아모레퍼시픽 세계본사